[조용헌 살롱] 남재희 추도사 동양의 고전들을 공부하면서 도달한 지점은 ‘진리는 이중률(二重律)을 가지고 있다’는 결론이다. 주역의 핵심도 ‘음중양 양중음(陰中陽 陽中陰)’이다. 깨끗함 속에 더러움이 있고 더러움 속에 깨끗함이 있다. ‘겉바속촉’이 그것이다. 겉은 바삭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한 빵이다.불교도 그렇다. 내 공부방인 축령산의 청운서당(靑雲書堂) 서실에 걸어놓은 편액의 내용도 진공묘유(眞空妙有)다. 완벽한 진공상태에서도 뭔가 묘한 작용이 발생한다는 이야기이다. 깡통 차도 뭔가 먹을 것이 생긴다는 이치로 해석한다.동양학의 이런 이중률을 ‘강호’라고 하는 현실 세계에서 직접 몸으로 보여준 인물이 지난 15일 별세한 남재희다. 남재희의 일생은 이중률의 연속이었다. 진보인가 싶으면 보수였고, 보수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