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시작된 이재명 재판
[사설] 마침내 시작된 이재명 재판, 대형 의혹의 진실 다 밝혀져야
김씨가 극단 선택을 한 것은 대장동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김씨가 스스로 목숨까지 끊어야 할 이유가 무엇이고, 김씨와 대장동 사건의 총책임자인 이 대표는 어떤 관계냐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이 대표 말대로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라면 김씨가 대체 왜 극단 선택까지 했느냐는 것은 상식적 의문이다.

이 대표는 나중에 김씨와 함께 해외 출장을 갔고, 골프까지 한 사실이 나오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검찰 수사에선 성남시장 시절 김씨에게 수차례 대면 보고를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사람의 기억력에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이 정도 관계인데도 ‘알지 못했다’고 하는 것은 국민 상식과 크게 다르다.
지금까지 이 대표의 ‘모른다’는 해명은 한두 번이 아니었고 그때마다 그 해명과 다른 정황이 드러났다. 쌍방울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쌍방울과 인연은 내복 하나 사 입은 것밖에 없다”고 했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해외로 도피했던 김 전 회장이 국내로 압송되자 “누군가 술 먹다가 (김 전 회장) 전화를 바꿔줬다고 하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을 바꿨다. 빠져나갈 여지를 만드는 발언이었다. 이후 김 전 회장은, 이 대표와 여러 차례 통화했으며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이 대표 방북을 위해 300만달러를 북에 보냈다는 진술도 했다. 쌍방울 직원 수십 명을 동원해 북에 돈을 보냈다. 내복 하나 사 입은 인연밖에 없는 관계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나.
앞으로 이 대표 재판은 본류인 대장동 사건과 백현·위례 사건, 성남FC 사건 등으로 줄줄이 이어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체포 동의안이 다시 제출될 수도 있다. 그때마다 정치가 요동치게 된다. 민주당은 이 문제에 내내 끌려다녀야 되고 국회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 개인의 의혹이 일파만파를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