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文 사위 취업’ 타이이스타젯... 사라진 65억은 이상직의 비자금?

빠꼼임 2023. 1. 15. 07:47

‘文 사위 취업’ 타이이스타젯... 사라진 65억은 이상직의 비자금?

[주간조선]

곽승한 기자
입력 2023.01.15 05:35
 
‘이스타항공 부정 채용’ 의혹을 받는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지난해 10월 1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전북 전주시 전주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photo 전북법조기자단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 서모씨가 임원으로 근무한 태국 저비용항공사 타이이스타젯의 실소유주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이라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에서 이스타항공 티켓을 판매대행하는 회사 이스타젯에 71억여원의 외상채권을 조성해 마련한 자금으로 타이이스타젯을 설립한 것이라고 이스타항공 전직 임원들이 검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또 검찰은 이스타항공 관계자로부터 이 전 의원이 타이이스타젯의 한국인 대표 박모씨에게 직접 서씨 채용을 지시했다는 진술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타이이스타젯 논란의 시작은 항공업 관련 경력이 전혀 없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 서모씨가 이메일 한 통으로 취업했다는 의혹에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이 전 의원은 “타이이스타젯과 이스타항공은 관련이 없는 회사”라고 주장했다. 검찰의 수사 진행 상황을 보면 이 전 의원의 이러한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일각에선 사위를 취업시켜준 대가로 문 전 대통령이 이 전 의원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직에 임명한 것이므로 ‘포괄적 뇌물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최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이 전 의원 일가가 소득세·법인세·증여세 등을 탈루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취업 대가로 공단 이사장직과 공천받았나?

포괄적 뇌물죄는 형법에 명시되지 않았지만 1997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서 등장하기 시작한 개념이다. 대통령처럼 권한과 지위가 막강한 경우 단순히 잘봐 달라는 취지의 돈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뇌물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도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돈을 받은 것은 자녀와 부인이었지만 검찰은 이를 대통령에 대한 포괄적 뇌물이라고 봤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받았던 뇌물죄 혐의 역시 대부분 포괄적 뇌물죄 개념을 적용한 것이었다.

이 전 의원은 2018년 3월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됐다. 2020년 4월 총선 땐 민주당 공천으로 전북 전주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당시 민주당은 이 전 의원의 유력 경선 상대였던 후보를 컷오프시키고 이 전 의원에게 공천장을 줬다.

타이이스타젯에 사위를 취업시켜준 대가로 이 전 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직을 받았다고 해도 검찰이 문 전 대통령에게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체가 불분명한 태국의 저비용항공사에 취업시켜준 것을 대통령에 대한 ‘뇌물’로 볼 수 있는지부터 논란의 여지가 있다. 앞선 전직 대통령들의 사례에서는 수십억원 이상의 현금성 대가가 전달됐기 때문에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었다. 물론 채용 자체가 뇌물로 인정된 사례는 있다.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의원의 ‘딸 KT 부정채용’ 사건의 경우 대법원은 함께 사는 딸이 취업 기회를 얻었다면 사회통념상 김 전 의원이 뇌물을 수수한 것이라고 보고 지난해 2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했다.

서씨는 타이이스타젯으로부터 급여뿐만 아니라 태국 방콕의 고급 맨션 거주까지 지원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씨는 2018년 7월부터 2020년 초까지 타이이스타젯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시는 서씨가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와 이혼하기 전으로 자녀와 함께 가족 전체가 태국으로 이주한 상황이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서씨를 통해 문 전 대통령 딸 일가에 금전적 도움을 준 것이라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다.

 

전주지검이 맡고 있는 타이이스타젯 수사는 2021년 5월경 시작됐지만 1년 넘게 공전하다 정권이 교체된 뒤에야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 전 의원이 타이이스타젯의 실소유주라는 사실은 이 의혹의 연결고리 하나에 불과하다. 핵심은 이스타항공이 외상매출금 형식으로 조성한 71억원의 행방이다.

판매관리비로만 65억원 사용

타이이스타젯은 자본금 2억바트(약 71억원)로 2017년 2월 설립됐다. 그런데 2022년까지 판매관리비로만 65억원이 넘는 돈을 썼다. 특히 2020년에는 한 해에만 판매관리비로 46억여원을 썼다. 이런 정황 때문에 검찰은 타이이스타젯이 이 전 의원의 비자금 금고처럼 사용되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여부를 드러낼 수 있는지가 검찰 수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 전 의원은 문 전 대통령과 정치적 인연이 깊은 관계는 아니었다. 고향, 계파, 경력 등에서 겹치는 면이 없다. 그런 이 전 의원이 문 전 대통령과 가까워지게 된 계기로 전주지역 정치권 관계자들은 19대 대통령 선거를 꼽았다. 이 전 의원의 지인은 “당시 김정숙 여사가 문 전 대통령에 대한 호남의 민심을 되돌리겠다며 ‘호남 특보’를 자처하고 나설 때, 전북 지역에선 이 전 의원이 김정숙 여사를 수행하며 모셨다”며 “그때부터 김정숙 여사가 이 전 의원을 많이 신뢰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전 의원의 딸 수지씨와 문 전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가 미국의 명문 예술대학 파슨스디자인스쿨을 나온 것도 양측이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이 전 의원은 타이이스타젯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물론 국세청까지 나서 이 전 의원 일가의 탈세 의혹 등을 조사하고 있는 만큼, 그가 받는 심리적 압박감은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이 전 의원 일가의 탈세 의혹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정기 세무조사가 아닌 비정기(특별), 기획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곳으로 국세청 내 ‘특수부’로 알려진 곳이다. 2021년 4월 공공운수노조는 이 전 의원의 횡령·탈세 의혹이 담긴 제보서를 국세청 서울청에 제출한 바 있는데, 최근 국세청은 이 내용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노조는 이 전 의원이 6~7개 회사를 이용해 이스타항공 자금을 유용·횡령했다고 국세청에 제보했다. 이 전 의원은 이스타항공 자금 수백억원에 대한 횡령·배임 혐의로 1·2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6월말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이스타항공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한 업무방해혐의로 10월 14일 또다시 구속됐다.

'why'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성태 “이재명 때문에 인생 초토화  (0) 2023.01.16
김어준 ‘100만 유튜버’ 됐다  (0) 2023.01.15
윤치호, 여운형, 이광수의 우생학  (1) 2023.01.15
조폭도 기업화  (0) 2023.01.14
대통령 명절 선물  (1) 2023.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