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료 223

손자도 원양어선 태우는 '참치왕'

[만물상] 손자도 원양어선 태우는 '참치왕' 1957년 이승만 당시 대통령(왼쪽 두번째)이 지남호가 처음 잡은 참치 앞에서 기념촬영하는 모습.1957년 6월 최초의 원양어선 ‘지남호(指南號)’가 부산항을 출항했다. “남쪽으로 배를 몰아 부(富)를 건져 올려라”라는 뜻으로 이승만 대통령이 작명했다. 원래 미국산 중고 시험조사선이었다. 대만·필리핀·싱가포르 해역에서 참치 조업을 시도했지만 허탕을 쳤다. 동승한 미국인 기술 고문이 허리를 다쳐 대만에서 하선한 탓에 선원들은 외국 책을 보면서 낚싯줄을 던져야 했다. 싱가포르의 한국인 무역상에게 돈을 빌려 기름을 채운 뒤 인도양까지 가서야 첫 조업에 성공했다.일러스트=이철원▶지남호가 출항 108일 만에 참치 10t을 싣고 부산항에 귀환했다. 이승만 대통령이 참치(..

자 료 2025.05.16

뽀빠이 이상용

"매달 3백만원씩 어려운 이웃들에게"..故이상용, 진짜 '뽀빠이 아저씨'로 영면 [종합] “매달 300만원, 천 원짜리 신권 100장”… 故 이상용, 진짜 ‘뽀빠이 아저씨’였다[OSEN=김수형 기자] ‘뽀빠이 아저씨’로 사랑받아온 방송인 故 이상용이 지난 9일 별세한 가운데, 생전의 따뜻한 선행들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故 이상용의 발인이 엄수됐다. 향년 81세. 장지는 용인공원 선영으로 정해졌다.고인은 감기로 인해 병원을 다녀오던 중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났다. 1944년 충남 서천 출신인 그는 육군 장교 출신으로, 1971년 CBS 기독교 방송 MC로 데뷔한 뒤 1975년 KBS *‘모이자 노래하자’*를 통해 ‘뽀빠이..

자 료 2025.05.13

실버타운 일기

더는 비루해지지 않으려고 (하루의 기적) 일러스트=유현호매일 아침 명상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지 못하는 날이 훨씬 더 많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몸의 움직임이 어제보다 못한 날은 명상은커녕 짜증부터 난다.일어나서 불을 켜고 물을 마시고, TV도 켰다 껐다…. 좀처럼 안정이 안 된다. 그때 들려오는 소리. “움직여라.” 운동을? 운동은 아무나 하나? 싫다. 다시 속삭이는 소리. “걷기라도 해라.” 걷기도 싫다. 숨도 쉬기 싫다. 다시 떠오르는 소리. “아무도 안 도와준다. 자신과의 싸움이다.”하는 수 없이 썰렁한 복도로 나와 서성댄다. 창밖에 가로수가 보이고, 벌써부터 분주한 택배 사장님, 우편함에 쌓인 전단과 청소 카트, 바깥의 소음, 나보다 먼저 나와 서성대는 노인의 무표정한 얼굴.평범한 ..

자 료 2025.05.03

실버타운 일기

내 명상법을 소개합니다 일러스트=유현호아침에 눈을 뜨면 누운 상태로 가만히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내 몸에 귀를 기울인다. 그러면 숨이 고르게 되면서 어느 순간 묵념 상태에 빠져든다. 얼마나 유지될까? 그날그날 다르지만 어쨌든 정신이 들어 시계를 보면 아침 식사 시간이 가까워져 있다.여러 해 전부터 나는 명상법을 익히고 싶었다. 몸이 불편하고 마음이 불안할​ 때마다 명상을 하면 평온을 찾을 것 같아서, 새벽 시간 EBS에서 명상 강의를 열심히 들었다. 하지만 침묵 속에 정갈한 옷차림, 고요한 분위기, 청아한 음향 등이 갖추어져 있어야 할 것 같기에, 나로서는 범접하기 어려운 구도의 세계였다.그런데 이곳에 와서 자연스레 익히게 된 아침 시간의 습관, 마음을 들여다보고 몸에 귀 기울이다 보면 이어지는 묵념 상..

자 료 2025.05.03

나의 실버타운 일기

TV 건강 프로를 끊었다[아무튼, 주말][나의 실버타운 일기](8) 일러스트=유현호언제였더라? 110세도 훌쩍 넘은 최장수 할머니 쟌느가 100세에 건강을 위해 담배를 끊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왠지 순간 통쾌한 기분이 들었다. 젊은이들이 골목 귀퉁이에서 전자 담배를 피우는 걸 보면 담배 끊기가 어렵다던데 100세에 건강을 위해 금연을? 그 결기가 신선했던 걸까?의학이 발달하면서 건강은 개인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첫 번째 화두가 되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TV에서 좋은 시간대에 쏟아져 나오는 건강 프로그램. 안 볼 수도 무시할 수도 없는 건강 프로에서 자유롭기는 어렵다. 더구나 그 프로의 주요 대상은 나 같은 노인이 아니던가.전문가들이 여러 명 나와서 건강 증진을 독려하고 질병 예방법을 알려줬다. 이어진 건강..

자 료 2025.05.03

무박2일 걷기

일몰부터 일출까지… 무박2일 걷기, 무념무상 극기테스형(히포크라테스)은 말씀하셨다. “우울하면 걸어라.” 그래도 우울하면? “더 걸어라.”해 질 녘, 부산 다대포해수욕장에 1300여 명의 남녀가 모여들었다. 밤새 걸을 요량으로. 무박 2일, 풀코스 56㎞ 걷기 행사 ‘오륙도(56道) 투나잇’이 열렸던 것이다. 낙동강을 따라 대저생태공원을 지나 수영강 등등을 넘고 넘어 해운대해수욕장까지 도달하는 여정. 강원도 춘천부터 제주도에서까지 인파가 몰려왔다. 연령 폭도 넓었다. 심지어 중학생까지. 일몰과 함께 일제히 걸음을 뗐다. 역사는 밤에 이뤄진다던가.해넘이를 바라보며 장거리 걷기 체험에 나선 참가자들. /정상혁 기자무박 2일 걷기, 이름하여 ‘나이트 워크’는 전국에서 궐기하고 있다. 걷기 열풍에 더해 야경까지..

자 료 2025.04.12

짝사랑도 직업병?

짝사랑도 직업병?식물분류학자 허태임씨의 일터는 주로 정식 등산로가 아닌 곳에 있다. /마음산책혼잣말로 식물 이름을 정확하게 고쳐 부르는 사람이 있다. 식당에서 일행이 “고들빼기 무침이 맛있다”고 하면 한 점 집으며 ‘고들빼기보다 벌씀바귀랑 벋음씀바귀가 더 많네’ 하고 속으로 말한다. 세 식물은 아주 비슷하게 생겼고 같은 장소에서 어울려 살며 뿌리가 길고 쓴맛이 나기 때문에 사람들은 구별하지 않고 나물로 쓴다.“나물 중에서 취나물을 제일 좋아한다”고 누가 말하면 ‘다 같은 취나물이 아닙니다. 참취와 분취와 서덜취가 섞여 있어요’라고 중얼거린다. 목련이 꽃을 활짝 피웠다며 봄꽃 개화 소식을 전하는 뉴스를 보고는 ‘저건 백목련이지’ 하고, 유채밭인 줄 알고 들어간 상춘객 무리를 건너다보며 ‘아이고, 그건 배추..

자 료 2025.04.12

실버타운 일기 (7)

90에 나는, 일탈을 꿈꾼다오늘은 내 주변 노인들의 이야기. A는 암 병동에 입원 중인 암 투병 환자다. 그는 외출할 때마다 명품을 사서 암 병동으로 배달시킨다(그는 부자다). 그때마다 의아한 표정을 짓는 점원에게 “한 방 먹이는 기분”이라고 했다.일러스트=유현호실버타운에서 만난 B는 하루하루가 지루하고 밥 먹는 것 외에는 낙이 없다고 푸념한다. C는 하루 종일 트레이닝복 바람으로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뛰고 달린다. D는 눈에 띌 때마다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있다. 아무와도 말을 섞지 않는 사람도 있다. E는 자식들이 억지로 데려다 놓았다고 매일 원망과 분노를 터뜨린다. 같이 맞장구를 쳐줘야 대화가 이루어지는데, 나는 그럴 만한 변죽이 없어 침묵이 흐른다.하지만 이 안에서도 매일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사람..

자 료 2025.04.12

실버타운 일기 (6)

최근에 쓴 나의 유서일러스트=유현호아침에 식당에서 누군가가 뜬금없이 ‘상속과 유언 상담 희망자를 모집한다’는 전단 한 장을 내밀었습니다. 유언, 상속 이야기는 노인들 사이에 상식이 되어 있어, 별 반응이 없었습니다.20년 전 집안 어른이 자녀들에게 이런 유언을 했습니다. “물려줄 재산은 없지만 형제들끼리 우애 있게 살아라.” 그 얘기를 전해 들은 사람들의 말이, 가장 무의미한 최악의 유언이라는 거예요.그즈음에 나도 유서를 써보았습니다. 그리고 몇 해 후, 우연히 그 유서를 펼쳐보니 유치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가족들에게 몇 마디 당부의 말과 함께 적금 통장, 보험 증서, 내가 쓰던 만년필이랑 하찮은 장식품들을 동생과 친구에게 전해주라는 내용이었는데, 적금은 만기가 되어 찾아 썼고, 보험은 보험 회사에 기재..

자 료 2025.04.12

실버타운 일기 (4)

희망은 모두를 설레게 합니다게티이미지뱅크챗GPT에서 점도 본다? 젊은이들이 인터넷이나 타로점을 즐겨 보고 점집을 찾아 직업·연애·재산 상담을 한다는 얘기는 들어서 알고 있지만, 챗GPT까지 등장하다니 점을 보는 마음은 영원한가 봅니다. 점 보는 이야기에는 저마다 약간의 추억담이 있었습니다.우리가 어렸을 때는 새해를 맞으면 온 가족이 토정비결을 보았죠. 호기심과 기대로 긴장했던 설 이벤트였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나는 거의 매일 아침 신문에서 오늘의 운세를 찾아보았습니다. 한결같이 애매모호한 내용이지만 그래도 그걸 꼬박꼬박 챙겨보았어요. 그리고 돌아보니 평생 여섯 번이나 점집을 찾았던 경험도 있습니다.여섯 곳 모두 “아주 잘 맞힌다”는 경험자의 추천으로 찾아간 유명한 점집이었습니다. 방 하나에 여러 명이 ..

자 료 2025.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