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먹는 비만 치료제
인류 역사에 비만이 골칫거리로 떠오른 것은 채 100년도 되지 않았다. 그전까지는 늘 먹을 것이 부족했다. 그래서 중국 시안에 있는 양귀비 동상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풍만한 것이 미의 기준인 시대도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불과 얼마 전까지도 아이가 토실토실하면 “복스럽다” “장군감이다”고 칭찬했다. 1983년까지 몸무게 등이 주요 기준인 우량아 선발대회가 열려 큰 인기를 끌었다.
▶비만 치료제가 처음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것이 1959년이었다. 나비약으로 잘 알려진 펜타민은 뇌 식욕조절 중추에 작용해 식욕을 덜 느끼거나 포만감을 증가시키는 약물이었다. 그러나 의존성 위험에다 부작용도 커서 단기(4주 이내) 처방할 수밖에 없었다. 1999년엔 장에서 지방 분해를 차단하는 지방흡수 억제제가 등장했다. 그러나 효과가 크지 않았고 대변실금 등 부작용이 있었다. 2008년 나온 백영옥 소설 ‘스타일’에서 주인공 31세 여성은 하필 애인을 만났을 때 이 약 부작용이 나타나 낭패를 겪는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는 당뇨약 임상시험 중 시험 대상자 체중이 감소하는 ‘부작용’을 발견했다. ‘GLP-1 유사체’가 체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할 뿐 아니라 포만감을 주어 식욕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이 회사는 곧바로 임상시험에 들어가 2014년 주사 방식의 비만 치료제 ‘삭센다’를 FDA로부터 허가받는 데 성공했다. 현재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 1위 제품이다. 투여 주기를 늘린 ‘위고비’도 개발했는데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 등이 사용하며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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