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도물량 완판에 오픈런까지...‘코리안 위스키 1호’ 맛에 세계가 놀랐다
한국인 첫 디스틸러 ‘김창수 위스키’
작년 4월 국내 주류 시장에 ‘김창수’ 세 글자가 적힌 위스키가 등장했다. 그 아래에는 ‘우리나라도 위스키 만든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김창수 위스키’라 불린 이 술은 초도 물량 336병이 열흘 만에 완판되며 ‘코리안 위스키’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 2월엔 세 번째 김창수 위스키가 판매된다는 소식에 서울 강남구 편의점 앞에 이틀 전부터 위스키 오픈런을 위해 수십 명이 진을 치기도 했다.
김창수는 국내 최초의 한국인 디스틸러(증류주 생산자)이자 ‘김창수 위스키 증류소’ 대표 이름이다. 100% 맥아를 이용해 단일 증류소에서 생산한 술인 ‘싱글몰트 위스키’를 만드는 한국인은 김 대표가 유일하다.
지난 20일 경기도 김포시에 있는 그의 증류소에서 만난 김 대표는 “내년 하반기쯤 숙성 연도 3년짜리 제품을 정식으로 내놓을 예정인데 유럽·일본·대만 같은 해외 시장을 노려보고 싶다. 술 이름도 ‘김창수 위스키’가 아닌 새로운 브랜드를 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스무 살 때부터 술 만드는 게 꿈이었던 김 대표는 2014년 무작정 위스키의 본고장 스코틀랜드로 떠났다. 양조장 102곳을 모두 돌며 일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지만 취업 비자를 받기 어렵다는 이유로 모두 거절당했다. 한국에 돌아온 그는 스코틀랜드에서 알게 된 일본 주류회사 ‘지치부 증류소’ 직원에게 “일본에서 일하게 해달라”며 수차례 메일을 보냈지만 답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집 안에 작은 양조장을 만들어 스스로 위스키를 만들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술 만드는 과정을 적은 블로그를 본 일본 NHK 서울지국에서 취재 요청이 왔다”며 “덕분에 일본 지치부 증류소 연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다니던 주류회사를 그만두고 2020년 7월 김포에 ‘김창수 위스키 증류소’를 열었고, 2022년 4월 첫 위스키를 내놨다. 김 대표는 “스코틀랜드보다 일교차가 큰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숙성 속도가 빠르다”면서 “3년짜리 위스키가 10년짜리 풍미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위스키 평가 사이트 위스키펀은 김창수 위스키에 87점을 주면서 “일본에서 재료를 가져온 게 아닌 진짜 한국 위스키”라며 “케이팝(K-pop)의 뒤를 이을 케이몰트(K-malt)”라고 평가했다. 1병에 20만원 초반에 팔린 김창수 위스키는 최대 200만원에 되팔릴 정도로 인기다.
하지만 김 대표는 “지금까지 930병을 팔았는데 한 달 수천만원이 드는 운영 비용을 감안하면 빚만 쌓이고 있다”며 “돈을 아끼기 위해 내가 설계·조립한 설비를 직접 수리해가며 일주일에 절반을 이곳에서 밤을 새운다”고 말했다. 직원은 친구 1명뿐이고, 현재 시설로는 생산량을 늘리기도 어렵다. 그는 “지금 생산 규모로는 돈을 벌 수 없다”면서도 “독립 영화를 잘 만들면 투자를 받아 상업 영화를 찍을 수 있듯이 위스키 잘 만든다는 것만 보여주면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우리나라 위스키 열풍에 대해 “소득이 일정 정도 높아지면 맥주 같은 대중 주류 다음으로 유행하는 게 비싸고 도수 높은 증류주, 그중에서도 싱글몰트”라며 “위스키는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생산량을 늘릴 수 없기 때문에 당분간 유행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산 고급 위스크가 경쟁에서 불리한 건 가격에 비례해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도 일부 원인”이라면서도 “해외 위스키와 경쟁해도 손색없는 제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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