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혈된 눈, 순간 폭력성, 짙은 향수… 혹시 내 아이도 마약?
10대 마약 5년새 4배… 초기 체크리스트와 예방법
최근 10대들의 마약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대처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23일 기본적으로 마약 자체를 접하지 않는 게 중요하지만, 그동안 수동적이었던 마약 문제 대처를 능동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전에는 경찰 등이 범죄 차원에서 접근했지만 이제는 일상 속에 스며든 마약을 인정하고, 가정과 교육기관에서부터 적극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윤흥희 한성대 마약알코올학과 교수는 “냄새나 신경과민 등을 잘 살펴야 한다”며 “학생들은 신체가 미성숙해 마약류 1~2회 투약만으로 증상을 나타낼 수 있어서 잘 살피는 게 도움이 된다”고 했다. 10대들은 약물의 냄새를 숨기기 위해 껌을 자주 씹거나 향수를 과도하게 뿌리곤 하는데 이런 변화를 가정에서 잘 포착해야 한다고 윤 교수는 전했다. 대마 등을 했을 때 눈이 충혈되고 졸려 보이는 부작용도 있다. 호르몬 변화로 예민함이 심각해질 수도 있다. 폭력성이 높아졌다가 급격히 떨어진다거나 행동이 지나치게 느려지는 경우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지난달 서울 동대문에서 필로폰을 투약했던 여중생도 어머니의 신고로 경찰에 입건됐다. 당시 여중생은 마약을 두 번 투약했지만 몸이 간지러운 등의 금단 증상을 보였다.
‘나비약’ 등으로 불리며 청소년 사이에 남용되는 식욕 억제제나, 집중력 향상을 이유로 복용하는 마약류는 끊어야 한다고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나비약에는 펜터민이라는 마약 성분이 있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의사의 정당한 처방전 없는 복용은 곧 마약 복용”이라고 했다.
마약 자체를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도록 위험성을 알리고 거절하는 연습 또한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21일 오후 2시 경기 시흥시 서해고등학교 강당에서는 약사 김이항(59)씨가 재학생 70여 명 앞에서 마약 관련 강의를 했다. 대한약사회 의약품안전사용 강사인 그는 “단지 생각하는 것만이 아니라 입으로 외쳐보는 게 중요하다”며 마약 거절하기 연습을 제안했다. 김씨가 “마약은 단 한 번도!”라고 선창하자, 학생들은 팔로 머리 위에 엑스(X) 자 표시를 만들며 “안 돼요!”라고 외쳤다. 이날 수업을 들었던 서해고 이서인(16)군은 “평소 소셜미디어나 나무위키 같은 검색 사이트에서 마약 관련 팝업 광고가 뜨면서 의도치 않게 보게 될 때가 종종 있다”며 “스스로 마약이 범죄라는 인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학생들이 마약 관련 캠페인의 주체가 돼 마약을 적극 거부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신성만 한동대 상담심리사회복지학부 교수는 “2020년부터 보건복지부에서 청소년 금연을 위해 ‘노담(NO 담배) 캠페인’을 진행 중인데 학생들은 노담 선언을 하는 것이 개인주의 세대의 쿨한 다짐으로 받아들인다”며 “마찬가지로 마약을 하지 않는 걸 ‘스스로 선택한 쿨한 결정’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업체에 마약 관련 신조어 등의 검색 차단을 요구해 젊은 층의 마약 정보 노출 자체를 줄여야 할 필요도 있다. 마약 떡볶이, 마약 김밥 등 일상에서 자주 사용되는 마약 관련 표현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었다.
최근 10대의 마약 투약이 증가한 건 코로나의 영향이 크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때문에 코로나 기간 취약해진 청소년들의 관계 회복도 중요하다고 했다. 김영호 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는 “교우 관계 불화나 부모님과의 소통 단절 등이 청소년 마약 중독의 주원인일 때가 많은 만큼 지식 전달 교육 못지않게 청소년들의 심리 건강을 살펴야 한다”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작년 10대 마약 사범은 481명으로 지난 2017년(119명)의 네 배 이상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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