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95㎏ 벌크업, 외다리 타법도 버렸다… 거포 된 오타니의 비결
오타니, 어떻게 거포가 됐나
‘투수-타자 겸업’을 하던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는 올해 타격에 전념하면서 더욱 괴물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시즌 들어 그의 타구 440개 평균 속도는 시속 95.4마일(약 153.5km)로, 2018년 MLB(미 프로야구) 데뷔 이후 가장 빠르다. 올해 메이저리그 전체 3위이기도 하다. 통산 홈런이 310개인 거포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의 타구 속도가 96마일(약 154.5km)로 현재 1위다.
오타니는 전체 타구 중 속도가 95마일이 넘는 ‘하드 히트(Hard hit)’의 비율도 59.3%로 높였다. 개인 통산 최고이자, 2024시즌 리그 전체에선 저지(60.8%) 다음이다. 더 빠르고 더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뜻이다.
단계적인 ‘신체 개조’와 타격 폼 수정에 비결이 있다. 오타니는 선수로서 발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이를 성취해 팬들의 경외심을 자아낸다. 그가 일본 동북 지역인 이와테현의 하나마키 히가시 고교에 입학했을 때 몸무게는 65kg였다. 당시 키(186cm)에 비해 너무 말라 젓가락 같았다고 한다. 운동으로 몸을 키워나간 끝에 고3때 체중을 86kg까지 불렸다.
오타니는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시절엔 식품 회사와 계약을 맺고 영양학적인 지원을 받았다. 20대 남성의 하루 권장 열량의 2배 가량인 4500kcal를 음식과 단백질 제품(프로틴)을 통해 섭취했다. 강도 높은 근력 트레이닝도 병행했다. 그의 현 프로필상 체형(193cm·95kg)이 이 무렵 만들어졌다.
오타니는 일본 프로 통산 403경기에서 홈런 48개(2-3루타 74개)를 친 중장거리형 타자였다. 2018년 미국으로 건너와 LA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은 뒤엔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에 적응하기 위해 타격 자세를 바꿨다. 좌타자인 그는 시범 경기 후반부터 오른발을 들었다가 내딛으면서 공을 때리는 레그킥(leg kick)을 버렸다. ‘외다리 타법’을 포기하는 대신 오른발 뒤꿈치를 살짝 올렸다가 내리면서 타이밍을 잡는 방식으로 폼을 바꿔 나갔다. 엄지발가락으로 땅을 찍는 듯한 토탭(toe tap)의 경우 타격의 정확도를 높이는 반면 타구에 힘을 싣기엔 불리하다는 약점이 있다. 2018년 데뷔부터 코로나 사태로 인한 단축 시즌이었던 2020년까지 3년간 오타니의 총 홈런은 47개(254경기)였다.
오타니는 2021시즌을 앞두고 다시 몸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서, 경기력 향상과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되는 식재료를 찾기 위해 혈액 검사 등을 했다. 평소 좋아했던 계란이 몸에 잘 맞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오자 아침 메뉴로 즐겨 먹었던 오믈렛을 끊었다고 한다. 체계적인 훈련으로 벌크업(bulk up)에 나선 오타니의 몸은 엄청난 근육질로 바뀌었다. 그의 실제 몸무게는 102~105kg 정도로 보인다.
오타니는 타구의 발사각도를 높여 장타를 더 생산할 수 있도록 스윙 궤적에도 변화를 줬다. 하체를 견고하게 고정한 상태에서 강력한 코어(허리·골반·엉덩이) 근육을 이용해 몸통 회전을 하면서 공을 때린다. 이때 어퍼 스윙을 한 손은 끝까지 배트를 놓지 않는다. 준비 동작은 고요한데, 공을 때리는 순간부터 마무리까지의 과정은 빠르고 호쾌하다. 개량을 거듭한 몸 덕분에 이런 만화같은 타격이 가능해졌다.
오타니는 2021년부터 3년간 홈런 124개를 터뜨리는 거포로 거듭났다. 투수로 뛰지 않는 이번 시즌엔 남아도는 힘을 타격과 주루 플레이에 쏟아부었다. 공을 배트의 스위트 스팟(sweet spot)에 맞히는 비율(37.5%) 역시 올해 최고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50홈런을 돌파(51개)했다. ‘괴물의 진화’는 어디까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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