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으로 읽기 기사 스크랩 이메일로 기사공유 기사 인쇄 글꼴 설정 음성으로 읽기 기사 스크랩 이메일로 기사공유 기사 인쇄 글꼴 설정 지난 목요일 오후였다. 원고를 정리하다가 머리가 무거워지는 것 같아 뒷산을 거닐었다. 오래된 습관이다. 지난밤까지 내린 비 때문일까, 산과 숲 전체가 생기에 넘치고 있었다. 언덕 위를 지나면 나무의자에 앉아 쉬곤 한다. 오늘은 나이 들어 보이는 신사가 먼저 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지나가려고 하는데 그 노인이 일어서면서 "선생님, 이렇게 오르내리는 산길인데 힘드시지 않으세요?"라며 인사를 했다. 신과대학을 은퇴한 M교수였다. M교수와 나는 70년간 사제 관계를 이어온 사이다. 중앙학교 때 담임을 했던 제자였고, 연세대에서도 내 강의를 들었다. M교수가 학위를 받은 후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