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일본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도자기 수장가의 집에 미국 대사관 사람이 방문했다. 기다리고 있던 수장가가 안내를 받으면서 들어오는 손님을 보았더니 아내와 두 어린이가 동행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 주인은 "오늘은 차나 마시면서 담화나 나누다가 가시는 것이 좋겠다"면서 도자기 보여주기를 거절했다. 어린이들을 동반했기 때문이다. 골동품이 애들의 장난감이 될 수는 없었던 것이다.
미국보다 오랜 역사를 지닌 골동품 수집가들에게는 그들 나름대로의 예규가 있다. 도자기를 감상할 때는 정좌를 한다. 그리고 한 손으로 물건을 잡는 일은 금물이다. 30㎝ 이상 높이로는 들어 올리지 않는다. 간혹 실수를 하더라도 파손되는 일이 없도록 마룻바닥에 깔개를 준비하기도 한다. 다른 골동품보다도 도자기에 대한 애호는 극진하다.
임진왜란 때 가지고 간 도자기들을 400여 년 조심스럽게 애용하고 보관하다가 지금은 거의 국보급 대접을 하면서 박물관에 보존하고 있을 정도이다. 그들이 가장 소중한 애장품으로 여기는 이도(井戶)잔은 옛날 우리 선조들이 사발로 쓰던 일상 식기였다. 몇 점 안 되는 그 막사발이 지금은 가장 고귀한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그만큼 그 도자기들을 사랑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미국보다 오랜 역사를 지닌 골동품 수집가들에게는 그들 나름대로의 예규가 있다. 도자기를 감상할 때는 정좌를 한다. 그리고 한 손으로 물건을 잡는 일은 금물이다. 30㎝ 이상 높이로는 들어 올리지 않는다. 간혹 실수를 하더라도 파손되는 일이 없도록 마룻바닥에 깔개를 준비하기도 한다. 다른 골동품보다도 도자기에 대한 애호는 극진하다.
임진왜란 때 가지고 간 도자기들을 400여 년 조심스럽게 애용하고 보관하다가 지금은 거의 국보급 대접을 하면서 박물관에 보존하고 있을 정도이다. 그들이 가장 소중한 애장품으로 여기는 이도(井戶)잔은 옛날 우리 선조들이 사발로 쓰던 일상 식기였다. 몇 점 안 되는 그 막사발이 지금은 가장 고귀한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그만큼 그 도자기들을 사랑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옛날 도자기들에 대한 연구와 문화적 가치를 높이 평가해 준 것도 일본 학자들의 선구적 업적이었다. 간송 전형필(1906~1962) 같은 사람이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농경지까지 팔아 일본으로 건너간 문화재들을 다시 사들이는 정성을 보였다. 존경스러운 대국적 쾌거라고 생각한다. 또 그렇게 골동품이나 도자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심정은 경험해 본 사람들만이 안다.
내가 친분이 있는 한 대학의 총장은 장인이 남겨준 도자기를 잘못 건사해 깨트렸다. 그 사실을 안 장인이 얼마나 화를 냈던지 머리를 숙여 사과했다는 얘기를 했다. 그 장인이 "너 같은 사람에게 애장품을 유산으로 준 내가 어리석었다"고 말하며 분노했다는 것이다.
요사이 며칠 동안 나는 옆에 두고 있던 도자기들을 강원 양구 '철학의 집'으로 보내기 위해 정리하는 중이다. 옛날 서민들이 썼거나 애장했던 도자기들이다. 값비싼 것도 아니고 박물관에 갈 정도도 못 된다. 그저 내가 사랑했던 것들이며 몇 십 년 동안 아끼던 물건들이다.
물건을 정리하다가 조선왕조 초기 것 두 점과 후기 단지가 나왔다. 나는 입속으로 '너희도 양구로 가야지?' 하고 물었더니 그 도자기들이 하나같이 '저희는 끝까지 주인님과 같이 있다가 이다음에 같이 가게 해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나도 '그래 너희는 이다음에 같이 가자…' 하고 마음으로 약속했다.
그 얘기를, 옆에서 물건들을 정리하며 포장해 주던 이에게 했더니, 그 여자 분은 머리를 숙이면서 눈물을 닦고 있었다. 내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내가 친분이 있는 한 대학의 총장은 장인이 남겨준 도자기를 잘못 건사해 깨트렸다. 그 사실을 안 장인이 얼마나 화를 냈던지 머리를 숙여 사과했다는 얘기를 했다. 그 장인이 "너 같은 사람에게 애장품을 유산으로 준 내가 어리석었다"고 말하며 분노했다는 것이다.
요사이 며칠 동안 나는 옆에 두고 있던 도자기들을 강원 양구 '철학의 집'으로 보내기 위해 정리하는 중이다. 옛날 서민들이 썼거나 애장했던 도자기들이다. 값비싼 것도 아니고 박물관에 갈 정도도 못 된다. 그저 내가 사랑했던 것들이며 몇 십 년 동안 아끼던 물건들이다.
물건을 정리하다가 조선왕조 초기 것 두 점과 후기 단지가 나왔다. 나는 입속으로 '너희도 양구로 가야지?'
그 얘기를, 옆에서 물건들을 정리하며 포장해 주던 이에게 했더니, 그 여자 분은 머리를 숙이면서 눈물을 닦고 있었다. 내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