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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을 치유한 2가지 방법

빠꼼임 2023. 10. 14. 08:49

[함영준의 마음PT] ‘만병의 근원’ 불면증을 치유한 2가지 방법 (하)

함영준·마음건강 길(mindgil.com) 대표
입력 2022.09.20. 05:40업데이트 2023.08.23. 16:04
 
# 현대인의 불면증은 인간이 본래의 생체 리듬과 어긋난 생활을 계속 함으로써 불러온 질환이다. 쉴새없이 몰아치는 일·욕망·스트레스·자극의 압박 속에서 사람들은 스스로 쉬고 즐기는 본능을 잊어버리고 24시간 긴장과 불안, 압박 속에서 산다.
MBSR 프로그램을 만든 존 카밧진 교수./마음건강 길

우울증에서 비롯된 나의 불면증도 이처럼 21세기 정신없고 지친 현대인의 전형적인 질환이다. 자신의 한계를 생각하지 않고 가속기만 밟다 신체 자율신경계가 고장나 버린 것이다.

다행히 경험 많은 의사의 적절한 수면제·진정제·항우울제 처방과 매일 매일 운동의 효과로 3개월만에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도 잘 수 있을 정도의 신체적 건강은 되찾았다.

그러나 우울증은 아직 진행중이고, 내 나이는 60을 앞두고 있었다. 점점 더 심신이 취약해지는 시기이며 언제 또 어려운 상황이 닥칠지 모른다. 어떻게 하면 노년에도 수면제 없이 양질의 수면을 이룰 수 있을까.

의사는 “좀 쉬고 마음을 즐겁게 해주라”고 하지만 그것이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자율신경계가 건강하게 복원되려면 이성이나 의지보다 근원적인 치유가 필요하다. 저 마음 속 깊숙한 곳까지 이완과 휴식을 줄 수 있는 방법, 근원적으로 마음을 쉬게 하는 기술을 고민하게 됐다.

# 나는 고대부터 내려오는 전통적인 수련법에 주목했다. 명상, 요가, 선(禪), 단전호흡, 기공 등등...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든 수련법은 호흡을 기초로 ‘지금 여기’에 집중함으로써 심신을 이완시켜 마음의 평화와 건강, 행복, 깨달음을 추구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10여년전 기자시절에 배운 단전호흡은 매우 유용했었다. 늘 조급하게 살며 가쁘게 호흡하는 내게 삶의 속도를 늦추고 깊게 호흡하는 기술을 통해 심신을 안정시키고 배꼽 아래 단전(丹田)의 기(氣)를 강화시켜 주었다. 특히 열대지방에서 장기 취재시 피곤에 지쳐 몸이 과잉 각성(hyper-arousal)될 때마다 단전호흡을 통해 에너지를 재충전하곤 했다.

그래서 이번에 불면증과 우울증과 싸울 때 매우 도움이 됐다. 그러나 내게는 보다 깊숙한 내면의 휴식을 줄 수 있는 무엇이 필요했다. 의식적으로나 논리적으로나 쉽게 설명하기 어렵지만 나는 내 속 깊숙한 곳과의 대화, 성찰이 더 필요했다.

그것이 이뤄져야 마음의 평화도 찾고 내 자율신경계도 건강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흔히들 명상(冥想)을 권유하긴 했지만 워낙 직관적인 수련으로 과거에는 체계적인 이론이나 교수법도 없었고,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도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우연히 미국을 비롯 구미 각국에서 유행하는 일명 ‘MBSR’, 마음챙김(mindfulness)명상법을 알게 됐다. MBSR(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마음챙김에 기반한 스트레스 완화)은 원래 미 매사추세츠대 의대 존 카밧진 명예교수((1944~·사진)가 40여년전 동양의 선불교와 명상, 요가를 의료에 접목해 만성 질병·통증·스트레스 환자들을 위해 만든 치료 프로그램이었다.

 
 

이후 ▲우울증, 불면증, 공황장애 등 신경증 환자 ▲유방암, 전립선암 등 암환자 ▲순환기 및 심장질환자 ▲원인을 알 수 없거나 치료가 불가능한 각종 질환에까지 효능이 널리 인정되면서 1990년대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후원과 의료보험 대상 공인을 받았고, 2000년대 들어 하버드대, 옥스퍼드대,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전세계 유명 대학·병원·기업들에서 실시하는 대표적인 마음 치유 프로그램으로 정착됐다.

규칙적으로 명상을 하게 되면 자율신경계가 건강하게 작동해 심신이완은 물론 집중력-행복감-지혜가 증가하게 된다. /출처=셔터스톡

MBSR은 가장 일반적인 호흡 명상부터 ▲소리명상 ▲먹기명상 ▲몸 살펴보기 명상(바디스캔), ▲자비명상 ▲걷기 명상 ▲하타 요가 등 다양한 방법이 프로그램화 돼 있었다. 8주 교육 과정으로 구성돼 있는데 워낙 상세하게 기술된 책들과 명상 CD등이 있어 독학도 가능하다.

나는 2017년부터 책과 8주 교육 수강을 통해 실기를 배운 뒤 아침마다 30분~45분간 명상을 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우울한 마음이 잡히고 마음이 편해지며, 집중력이 늘어났다. 특히 몸을 스캔하듯 살피는 ‘몸 명상(바디스캔)’을 하다보면 저절로 몸이 이완돼 잠에 들게 된다.

나는 친정인 조선일보사를 설득해 국내 심리학과 교수들을 강사진으로 ‘8주 마음챙김 강좌’를 개설하고 하루도 빼놓지 않고 수업을 참관했다.

그렇게 1년, 2년, 3년이 지나면서 서서히 내 무의식 세계에 억압된 감정이나 상처를 바라볼 수 있게 됐으며, 통제하기 어려울 것 같았던 허무감, 불안감, 두려움, 삶에 대한 회의가 줄어들어가는 것을 체험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자율신경계는 튼튼해져 웬만한 스트레스에는 꿈쩍하지 않게 됐다.

만 5년간, 대략 1500여 시간의 명상을 통해 지금 내게 온 변화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내 정신과 마음을 지금 여기에 쉽게 집중하게 됐다. (집중력)

2. 나를 내려놓을 수 있는 기술이 향상되다 (스트레스 관리)

3. 힘든 일을 겪더라도 빨리 회복하게 됐다. (회복탄력성)

4. 조금씩 자기나 주변에 대한 이해심이나 깨달음이 늘어났다. (지혜)

운동을 통해 신체가 건강해지듯, 명상을 통해 마음이 건강해지는 것을 실제 체험한 것이다. 이를 신경과학적으로 설명하면 명상을 통해 마음을 훈련시켜 뇌가 재구성된 것이다. 전문용어로 신경가소성(Neural plasticity)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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