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終)

호남정맥22구간 (곡두재 ~ 추 령)

빠꼼임 2009. 4. 16. 23:15

호남정맥22구간(곡두재~추령)종주산행

산행일짜 : 2007. 1. 1(월),         날  씨  : 맑음  후. 눈.비 뒤섞여  옴

산행시작 : 08 : 20,            산행마침 : 16 : 10,        산행시간 : 07시간 50분
산행거리 : 15.1 km,           산 행  자 : 산아, 솔바람, 야초
 
산행경로
   곡두재  ~  도집봉  ~   백암산(상왕봉)  ~  새재  ~  소죽엄재 ~  580봉  ~  까치봉  ~   내장산(신선봉)  
    ~문필봉   ~연지봉 ~  장군봉  ~  유군이재  ~   480봉  ~  추령
 
새해 첫날 호남 한 구간을 하려고 산행출발지인 곡두재로 가는 도중에 백암산 상왕봉 산자락 백양사 암자에서 冬安居 중이신 알고 지내는 스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당초에는 내일(1월2일) 머리 깎는 날인데, 오늘 아침에 갑자기 새해 첫날인 오늘 머리 깎는 날로 바뀌었다고 하시면서, 곡두재에서 출발 할 때 전화를 하라고 하신다.
 
08시 05분 곡두재 들머리 마을인 덕흥마을로 들어가는 덕흥교를 지날 무렵 호남정맥 능선위로 태양이 힘차게 치솟는다. 해맞이 명소 중에서도 독도는 해돋이 시각이 오늘은 07시26분이라고 하는데 30여분이나 늦게 뜬다. 어제 태양과, 오늘의 태양이 뭐가 다를까 마는, 새해 첫 일출이라서 그런지 감회가 깊다. 또한 올해는 내가 태어난 지 60년이 되는 해가 아닌가~~ 오늘이 금년도 始山인데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호남정맥 완주는 물론, 금남·호남정맥, 낙남정맥, 시간이 되면 나머지 정맥도 올해 안에 모두 무사 완주를 기원하는 마음이다. +

08시15분 산행들머리인 덕흥마을에 들어오니 동네 안길은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쌓여있거나 얼음으로 변해있어 , 차 댈 때가 마땅치 않아 한참을 찾은 끝에 적당한 공터에 차를 대고 마을 안 길을 통하여 오르는데 얼마나 미끄럽고 눈에 푹푹 발이 빠지던지 동네를 통과하자마자 오늘 첫 봉오리인 도집봉을 향하여 오른다.

마을 뒤편 농로는 길은 넓으나, 눈 온 뒤로는 사람의 흔적이 없는지라, 길을 틔워가며, 푹푹 빠지며 진행이다. 그야말로 러셀 수준이다. 수직에 가까운 힘겨운 오르막이다. 오르는데 나무가 양쪽에 있으면, 잡고 오르기가 수월한데 나무가 없는 곳은 2보 전진, 1보 후퇴 이런 식이다.

09시30분 백암사가 내려다보이는 조망이 탁 트인 전망바위이다. 발길을 붙잡는다. 잠시 쉬어간다. 잠시 쉬는 중에 동안거 중이신 스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스님께서 상왕봉을 지나서 우리 팀이 진행하는 방향으로 마중을 나오신단다. 지난 주 곡두재까지 정맥종주시에는 스님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대중공양도 준비도 했었는데, 오늘 따라서 준비도 안 되었는데 스님께서 마중을 나오신다는데, 급조를 할 수 밖에는 없다. 배낭 속에 들은 빈 봉투에다가 대중공양 조로 마음을 담았다. 눈 속에 덮인 백양사가 고요 적적한 것 만 같다. 산죽 밭을 헤치면서 밋밋한 봉에 올라선다.

09시46분 구암사 0.6km, 상왕봉 1.7km, 백학봉 0.6km 이정표와 만난다. 여기서 좌측으로 빠지면, 금강암과, 금강폭포를 만난다. 탐방로 아님이라고 팻말을 박아 놓은 우측으로 진행이다. 산죽 밭이 이어진다. 09시 58분 삼거리 (상왕봉, 백학봉, 백양사)이정표와 만나며 헬기장(722m)이 나타난다. 널따란 헬기장이 눈 속에 파묻혀 있다. 정맥은 수직으로 이어진다.

10시09분 쉬어가기 좋은 바위들이 널려있다. 멋진 소나무가 바위위에 솟아있다. 여기서 스님을 만난다. 스님은 冬安居 중이시면 서도, 떡(범벅떡 이라고 함 : 내용물이 밤, 호두, 잣 등으로 되어있음)과, 과일(귤, 잣, 호두 등), 따뜻한 물을 보온병에 담아오셨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한 참이나 나눴다. 가져온 떡과, 과일을 대충 비우고 상왕봉까지는 스님이 안내를 하신단다. 안내를 하시지 않아도 충분히 찾아 갈 수 있을 터이지만, 그래도 안내를 해 주신다니 너무나 고맙기만 하다. 한차례 내리막길과 산죽 밭이 이어지고 오름길이 이어지더니 상왕봉이다.

10시54분 백암산 상왕봉에서 좌측 편에 솟아 있는 사자봉, 가인봉을 바라보며, 스님과 작별이다.. 스님은 상왕봉 좌측 아래 운문암으로 내려가시고, 우리 팀은 정맥인 순창 새재 방향인 우측 내리막길로 향한다. 날씨가 흐려지고 눈, 비가 섞여서 뿌리기 시작한다. 이 겨울에 비는 무슨 비??인가. 봄인가 착각할 정도이다. 날씨가 변덕을 부리는가? 비가 오면, 겨울 산행에 애 좀 먹지 않을까 걱정이다.

11시28분 이정표(순창새재 0.8km, 상왕봉 1.4km)와 만나고, 눈비가 섞여오던 것이 비로 바뀌고 눈 덮인 정맥 길을 재촉하여 내려선 곳이 11시37분 순창 새재이다. 순창새재에는 이정표(입암매표소, 까치봉, 상왕봉 방향을 가리킴)가 서있다. 정맥 길은 눈 덮인 지 오래고, 사람의 발자국 흔적도 없는지라, 여기서 지도를 몇 번이고 살핀 다음에야 다음 경유지인 소죽엄재(소등근재)로 향한다.

순창새재는 영산기맥 시작점이다. 영산기맥은 내장산에서 갈라져 나와 영산강의 북쪽 벽을 이루면서 입암산, 방장산, 불갑산, 승달산 등을 지나서 목포 유달산에 이르는 도상거리 157.4km의 산줄기로서 영산기맥은 공식명칭은 아니다. 정맥 종주하면서 6기맥 중 기맥 분기점을 세 군데나 밟았다. 팔공기맥, 해남(땅끝)기맥, 영산기맥 이다.
 
한 세기 내내 지리 교과서에 실린“산맥체계” 대신 “백두대간”으로 한반도 지형을 가늠하자는 민족사관적 인문지리 개념이 등장한지도 10여년이 넘었다. 산맥체계는 일본 학자가 지하 광물질을 토대로 분류한 것으로 한반도 수탈의 시각이 농후했다. 반면 1대간 1정간 13정맥의 산줄기로 분석한 여암 신경준(1712~1781· 조선 후기 실학자)의 지리서 “산경표”는 산과 물에 기대어 살아온 우리민족의 삶과 문화를 오롯이 껴안는 인문적 지리관을 담고 있다.

북쪽으로 진행하던 정맥은 동쪽으로 굽어간다. 11시53분 산성 터였는지, 집터였는지 돌무덤이 높게 쌓여있고, 산죽 밭과 암릉길이 이어지고, 가파르게 내려선 곳이 소등근재다 (12:12). 소등근재에서 한차례 힘겹게 올라서면 580봉이다(12:20). 점심 먹을 자리를 찾아야 하는데 비가 계속 와서 앉을 자리가 없다. 까치봉에 오른 다음에야 먹을까 하다가 허기도 지고해서 까치봉을 향하는 중 소나무가 우산 역할을 해주는 곳을 찾았지만, 바닥은 눈과 비로 범벅이 된 상태라서 선채로 그냥 점심이다. 땀이 식을 까봐 등에는 베낭을 멘채로 빨리 마친다.

13시15분 까치봉이다. 눈 덮인 내장사와 주위 암자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가야할 신선봉,연지봉, 장군봉이 멀어 보이기만 하다. 뒤돌아보면 지나온 호남정맥 능선들이 비 맞은 만큼 무게를 더해 준다. 까치봉은 내장산 서쪽 중심부에 2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내장산의 제2봉으로서 백암산을 연결하는 주봉이다. 조금 내려와 헬기장을 통과하고 신선봉을 향한다. 비는 계속내리고 눈하고 뒤섞여서 바위지대는 미끄럽기만 하다. 마당바위를 지나서 수직의 암벽지대 통과이다. 다시 산죽 밭이 나타나고 오름의 연속이다 호남의 금강이라 불리는 내장산은 예로부터 조선 8경의 하나로 이름나 있으며, 동국여지승람에는 남원 지리산, 영암 월출산, 장흥 천관산, 부안 능가산(변산)과 함께 호남 5대 명산으로 손꼽힌다.

13시52분 내장산 신선봉에 오른다. 내장산은 서쪽의 입암산, 남쪽의 백암산과 함께 동진강, 황룡강, 섬진강 등 3개의 강을 갈라놓는 분수령이다. 신선봉은 내장산 최고봉(763M)이다. 비가오고 구름이 끼어서 조망은 시원찮지만, 입암산, 백암산, 연봉과, 내장산 일대가 한 눈에 들어온다. 넓은 헬기장은 눈에 덮여 있고, 삼각점은 눈 속을 뚫고 내다보인다. 앞으로 가야할 장군봉이 멀어 보이기만 한다.

산불감시초소를 뒤로하고 한차례 떨어졌다가 산죽밭을 지나 수직의 암벽을 오르니 문필봉이다(14시15분).내장산 국립공원에서 세운 안내 표지판이 세워져있다. 안내판에는 여기를 갈림길로 표시 해 놨다. 여기서 내려다보는 내장사도 일품이다. 한차례 암릉을 내려섰다 너덜지대를 통과하여 산죽 밭 사이의 나무계단을 오르니 연자봉이다(14시29분). 정상에는 케이블카, 신선봉 갈림길 이정표가 세워져있다.

좌측으로 운무속의 내장사를 바라보면서 진행이다. 케이블카가 구름 속을 우리를 보란듯이 한가하게?? 오르내리고 있다. 14시45분 암릉에 올라선 다음, 철책이 설치된 칼날 암릉구간을 통과 한다. 소나무와 잡목, 산죽밭을 통과하여, 철계단을 내려선 다음 이어가니 장군봉(696.2m)이다 (15시03분)., 장군봉은 내장산 남쪽 끝에 위치하고 있으며, 급경사의 험준한 봉우리로 “임진왜란 때 승병장 희묵대사(希黙大師)가 이곳에서 승병을 이끌고 왜군가 싸웠다“하여 장군봉이라 부른다.

희묵대사 : 호남절의록(湖南節義錄)의 기록에 의하면 임진왜란, 정유왜란 대 영은사(내장사의 옛 이름)에서 왜군을 맞아 싸워 순절한 것으로 전해온다. (자료:펌)

이제 오늘 산행구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유군치를 지나서 마지막 480 봉만 넘으면 된다. 한차례 떨어진 다음 산죽 밭을 통과하니 15시32분 유군치다, 유군치에는 내장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 탐방로 안내 표지판을 세워놓았다. 유군치(留軍峙) 고개는 북쪽의 내장사 지구로부터 순창군 복흥면을 거쳐 남쪽의 백양사 지구로 연결되는 길목이다. 임진왜란 때 순창(淳昌)에 진을 치고 공격해 오는 왜군을 승병장 희묵대사가 이곳에서 머무르며 유인하여 크게 물리친 사실이 있어 유군치라 유래되었다.

15시45분 봉우리에 올라선 것이 480봉이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내려서니 792번 지방도가 눈에 들어온다. 오늘 산행 끝점인 추령이다. 넓은 주차장에는 비가 와서 그런지 차량이라곤 한 대로 없고, 눈만 소복하다. 도로로 이어지는 부분에는 펜스를 길게 쳐 놓았고, 펜스 너머로 국립공원관리사무소가 있으나, 근무자는 보이지를 않는다. 펜스를 월장하여 주차장 방면으로 나온다.
 
도로를 차량들이 꽤나 지나간다. 지나가는 차량 속의 사람들이 겨울비를 맞고 산행 하는 사람들이 신기했는지 이상한 눈으로 우리를 보는 것만 같다. 추령은 정읍시 내장동과, 순창군 복흥면 경계로서, 정읍15km, 내장산6km를 알리는 교통표지판과, 모텔 식당 등이 난립하다 싶이 들어서 있다. 오늘 구간은 금년도 始山치고는 종합적인 시험을 치른 것 같다. 눈. 비가 오는 악조건 속에서도 한 구간을 해냈다는 게 남다르다.

지난 구간 이용했던 복흥개인택시(전북36바 6317호, 신창식, T. 017-650-7756))를 불렀더니, 5분 만에 도착이다. 차를 가지러 오늘 산행 시작점인 곡두재 들머리 마을로 향하다.
 


                                              호남정맥 능선 위로 새해 첫 해가 오르고 있슴
 


백양寺가 눈을 덮어쓰고 있슴
흰 양도 불법을 듣는 백양사
호남정맥 상의 백암산 동남쪽 기슭에 터를 잡은 白羊寺는 632년 (백제 무왕33)에 여환(如幻)선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사찰이다. 1034년(고려 덕종 3)에 중연선사에 의해 정토사라는 이름을 얻었으면, 조선 선조 때 환양조사가 불경을 읽을 때마다 흰 양이 설법을 들었다 해서 백양사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백양사를 품에 안고 있는 백암산(백암산· 741.2m)은 흰색을 띠고 있는 거대한 바위가 햇빛에 찬란히 빛나는 모습이 신비스러워서 붙여진 이름이다. 대웅전 뒤에 우뚝 솟은 봉우리는 백암이라는 이름을 얻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색이 희다. 또 백양사는ㄴ 이웃의 내장사와 함께 가을철 단풍이 아름답기로 이름이 난 사찰이다. 10월 말에서 11월 초순사이의 늦가을에 토종 단풍나무가 자라고 있는 개울을 따라 거닐다 보면 빨려 들어갈 정도로 강렬한 단풍의 붉은 빛에 넋을 잃을 정도다.
 
무엇보다 백양사는 선도량으로 유명했던 곳으로서 불교계를 이끌었던 고승들을 많이 배출했다. 일제강점기 때 종정을 지낸 환응, 조계종 초대 종정 만암, 태고종 초대 종정 묵담 스님, 그리고 근래에 와서는 서옹 스님 등이 우뚝 서있다. 평소 참선이 수행의 으뜸이라고 강조했던 서옹 스님은 2003년 12월 "이제 가야겠다"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앉은 자세로 열반에 든 고승이다. 서옹 스님은 열반 직전까지 다른 스님들에게 30여 분 간 법문을 들려주었고, 좌탈입망 하루 전에도 아침 죽공양을 받고 상좌스님들과 법담을 나눌 정도였다고 한다. (자료: 펌)

 

 

 

 도집봉을 향하여 오름

 

백양사가 가운데 보임

 

 금강폭포 갈림길 이정표

 

 

도집봉 바위 위에 솟아있는 소나무
 

백암산(상왕봉)

 

 

 

까치봉을 지나면서

 

신선봉 표지판

 

 내장사가 운무속에 바라보임


 

내장사 케이블카가 올라가고 있슴(가운데)
 

장군봉 오르기 전, 암릉구간에서

 

장군봉에서

 

 산행 끝점인 추령에 세워진 내장산 표지목

 

by 야초 | 2007/01/02 07:55 | 호남정맥종주산행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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