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 트레킹

킬리만자로 우후르피크 산행기

빠꼼임 2010. 3. 4. 14:25

 

킬리만자로 우후르피크(5895m) 

 2009. 7. 9 ~ 7. 20(12일간)

 


킬리만자로 산행기

1대간 9정맥을 2004년 6월에 시작하여, 2008년 10월에 완주하고, 9정맥 종주 기간 중, 일본 북알프스 트레킹, EBC(5.364m), 칼라파타르(5.550m), 고쿄피크(5.360m)를 트레킹하면서,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금세기 안에 만년설이 다 녹아 간다는 킬리만자로 우후르피크(5.895m)를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늘 가졌다.


결과론이지만, 등정증명서에 의하며, 그곳 마사이족들의 말로 신의 집이라는 뜻을 가진 5,895m 높이의 아프리카의 최고봉, 빛나는 산 킬리만자로! 우후르피크, 그 신의 집에 발을 들여 놓은 63.315번째 인간이 되었으며, 광활한 우주와 신비로운 자연, 새로운 세상을 엿봤다.


 2009년 7월 9일 인천공항 출발이다. (인천 ~ 방콕 ~ 캐냐, 나이로비아 ~ 탄자니아)

인천국제 공항에서 처음으로 만나게 된 우리 팀은 나를 포함해 12명.

부부 1쌍에 부자간 1팀, 나머지는 개인자격으로 참여자가 8명, 나이는 70대 1분, 60대는 나를 포함해 2명, 나머지는 50대 5명, 40대 3명. 20대 1명) 처음으로 만나는  사람들.. 하지만 서로 같은 취미를 가져서 그런지 금세 어색함은 연기처럼 사라지고 친숙해 진다. 여기서는 등산인의 3금기 원칙(첫째: 종교적인 얘기를 하지 말라. 둘째 : 정치적인 얘기를 하지 말 것. 셋째 ; 직업이 뭔지, 뭐하는 사람인지? 등)이 깨지고 만다. 17시35분 비행기가 인천공항을 이륙하면서 킬리만자로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하다. 


20시45분(한국시간 22:45)방콕 수완나폼 공항에 도착하여 환승을 위해  공항 내에서 3시간을 넘게 대기한 끝에 7월 10일 00:30 (한국시간 02:30) 방콕을 출발하여, 긴 비행 끝에  06:20(한국시간 12:20)에 아프리카 나이로비 공항에 도착이다. 장시간의 비행 탓인지 입국수속부터 피곤함도 몰려오는데다가 짐을 찾는 과정이 무질서한 탓인지 짜증이 가실 줄 모른다. 우리 팀 중, 1명이 황열병 예방접종 카드는 소지했지만, 접종일이 10일이 넘어야 면역체가 생기는데, 출국 하루 전에 접종을 받은 탓에 10일이 넘지 않았다고 해서,  2시간여를 공항직원과 입씨름을 하고, 뒤로 만나서 인사를 건넨 다음 입국장을 빠져나온다.

날씨가 뜨거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새벽이라 그런지 생각했던 것보다 날씨는 덥지는 않다.


공항을 빠져나와 대기 중인 20인승 버스에 오른다. 킬리만자로를 향해, 포장도로, 비포장도로를 번갈아 가면서 달린다. 비포장도로를 달릴 때는 차안에도 먼지로 가득하다. 창밖으로 이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유심히 살펴보니 나이로비가 케냐의 수도라고는 하지만, 허름한 빌딩, 남루한 옷차림, 길 가의 1평도 안되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들이 1950년대 우리나라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물론 그중에도 빈부의 격차가 심한지 궁전 같은 집들도 보이고, 곧 폐차할 고물차들도 다니지만, 빵빵한 차들도 보이고, 도로가에는 마사이족들이 붉은색 망토를 걸쳐 입고, 한 손에는 가늘고 긴 작대기 하나씩을 들고 다닌다.


10시20분경 황량하게 펼쳐진 벌판을 계속 지나, 케냐와 탄자니아 국경에 도착이다. 국경이라고는 하지만, 이건 마치 시골장터 같이 주위에는 1평도 안되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국경에서는 사진을 찍으면 안 된다는 가이드의 주의사항이 있었지만, 차 안에서 몰래 몇 장 찍는다.


국경에서의 세관검사는 형식적이다. 버스 위에 올려져 있는 카고 백 1개를 열어보라고 한다. 아무 이상이 없는지 다른 카고 백은 열지도 않고, 그냥 통과다.  세관 검사를 끝내고 황량한 들판을 계속달린지 5시간여가 지나 15:30에 오늘 밤을 묵어야할 모시호텔에 도착이다. 수영장까지 딸린 호텔이지만, 말이 호텔이지, 대문만 나서면, 허허 벌판에다가, 대문 앞에도 비포장도로에다가 시설이라고는 우리나라 여인숙 정도도 안 된다.. 뷔페로 간단히 저녁식사를 끝내고 모기장이 둘러쳐져 있는 나무침대에서 가져온 침낭으로 하룻밤을 보낸다.


7월11일(토). 등산1일차

                     {마랑구 게이트(1.980m)~만다라  산(2.720m)}

아침을 뷔페로 때우고 09시경 호텔을 빠져나와 그토록 갈망했던 킬리만자로 들머리인 마랑구게이트에 10시10

분 도착이다. 여기서 입산수속과 가이드 배정 등을 마치고, 포터들에게 짐을 맡긴다. 이 나라 법으로 트레커 1

인당 포터3명, 포터 1인당 짐 무게 한도는 18kg으로 정해져 있단다. 포터 중에는 쿡, 셀파, 포터들이 포함되어

있다. 포터들과 우리 팀을 다 합치게 되니 50여명이나 된다.


입산수속을 다 끝내고 나서 12시가 넘어서 마랑구게이트를 통과해서 삼각 김밥 모양의 뾰족한 건물 밑을 통과

해서 열대 우림지역으로 발을 들여 놓는다. 마랑구게이트를 통과한지 50여분을 지나니, 의자가 있는 쉼터가 나

온다. 여기에서 준비해준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는데, 큰 까마 귀들이 가까이 다가와 뭣을 달라고 하는 건지 날

아가지도 않고 버티고 있다. 


점심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선임 포터가 우리말로 천천히 라는  현지 말인  뿔래 뿔래 ~~를 외치며,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뿔래 ~ 뿔래~ 가, 우리나라 말인 빨리 빨리와 비슷해서 헷갈리기도 하다. 열대 관목림을 들어선지 4시간 여 만에 오늘의 목적지 해발 2.720m에 위치한 만다라 산장에 도착이다..


정글 한가운데 위치한 만다라 산장은 초원위에 하늘이 바라보이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산장은 총20여 채가가 조금씩 떨어진채 있는데, 각 산장은 건물 한가운데를 막아서 2실로 되어 있으며, 1실 4침상으로 2층 1침상, 1층 3침상, 총8명이 한 채를 사용하게끔 만들어져있다.


산장 내외부에는 태양열을 이용한 축전지로 형광등을 밝혀 어두워서 불편할 일은 없다. 쿠크들이 만들어 준 한식으로 김치찌개를 곁들여 저녁 식사를 마치고 모두들  조금씩 지쳤는지 이내 침낭 안으로 들어간다. 


 7월12일 (일요일) 등산 2일 차(만다라산장 ~ 호롬보 산장(3.720m))

아침 일찍 기상이다. 동쪽에서 떠오르는 일출이 장엄하고도 장관이다.

아침을 된장국이 곁들여진 한식으로 해결하고, 09시05분 호롬보산장을 향하여 대장정의 걸음이 시작된다. 호롬보산장이 11.7km 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나니, 나뭇가지마다 이끼가 끼어 있는 열대 관목림이 나타나고, 야생화가 지천이다. 야생화를 배경으로 선임포터 칼멘씨와 사진도 한 판 찍는다. 등산로는 정부에서 관리를 잘 한 탓에 화산재 길이지만, 걷는데는 불편이 없다. 조그마한 계곡에는 나무다리도 설치되어 있다.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여 지나니 마웬지봉(5.149m)이 바라보인다.등산로 주변에는 야자나무와 이름모를 아름다운 야생화들이 많이 이를 보고 가니 지루함도 없다. 주변에  나무들이 새카맣게 그을려져 있어, 불이 났나 싶어 가까이 다가가 보니, 태양열에 나무들이 시커멓게 변해있다. 12시40분경 긴 나무다리를 건너서 적당한 자리를 잡아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운다. 도시락 안 내용물은 달걀1개, 바나나1조각, 망고쥬스, 땅콩, 토스트 1조각이다.  점심을 먹는데 까마귀들이 가까이 다가와서 바위 위에서 우리를 내려다보며, 뭔가 남겨주기를 바라면서 보채는데 내가 먹을 것도 부족한데 까마귀 줄 게 어디 있어야지 주던지 하지하는 마음이다. 


화산재로 이루어진 먼지투성이의 길은 계속 이어진다. 앞사람이 지나가면, 먼지가 뒷사람에게 날아와서, 거리를 어느 정도 유지한 채 뒤따라간다. 흙먼지를 헤치고 너덜지대에 올라서니 저 멀리 희미하게 머리에 흰 눈을 뒤집어 쓴 킬리만자로의 모습이 잠시 보인다 싶더니 이내 수줍은 듯 구름 속으로 자취를 감추어 버린다.


어디 산행을 하더라도 처음에는 출발은 같이 하지만, 그룹이 형성되기 마련이다. 우리도 1진,2진, 3진으로 완전히 구분이 된다. 1진과 3진과의 거리 차이는 500m이상이나 된다.


16:00경 그다지 높지 않은 산허리를 돌아 올라서자 호롬보 산장(3.720m)이 나타난다.  호롬보산장 뒤로는 저 멀리 하얀 눈을 보석처럼 뒤집어 쓴 킬리만자로의 선명한 모습과 마웬지봉, 그리고 발 아래로 펼쳐진 환상적인 운무들을 보는 순간 모든 피로가 씻겨 내려간다. 모두들 주위의 환상적인 경관에 탄성을 지르며 즐거워하는 것이 흡사 축제 분위기다. 산장에는 삼각 김밥 모양의 롯지가 20여 채가 넘는 것 같다. 1실 6침상으로 된 롯지를 배정받은 후. 휴식 후 저녁이다. 오늘 저녁도 한식이다.


7월13일(월) 오늘은 고소적응을 위해 중식 후 제브락(4.050m)까지 올라갔다 되돌아오면 된다. 시간이 많아서 충분한 휴식을 가질 수 있는 날이다.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선임포터 칼멘씨가 앞장을 서고 우리 일행은 제브라락을 향해 오른다. 화산재로 뒤덮인 길을 오르다가 바위지대를 들어서니 키보산장 가는 길과, 제브라락 갈림길이 나온다.


뱀 이빨같이 생긴 마웬지봉을 바라보며 오름은 계속된다. 오르는 중간 중간 뒤를 돌아보니 호롬보산장이 그림의 한 폭처럼 보이기도 한다. 작은 나무들과 바위틈 사이로 계속 진행하니 제브라락은 우측으로 가라는 표지판이 나온다.

11시30분 제브라락에 올라선다. 만년설로 뒤덮인, 보면 볼수록 신기한 킬리만자로 우후르피크가 올려다 보이고, 우측으로는 마웬지봉이 올려다 보인다. 우후르피크와의 거리는 먼데도 적도부근이라 공기 밀도 탓인지, 착시현상인지 아주 가깝게 보인다. 마웬지봉 주위로 구름이 몰려왔다 지나가기를 반복한다. 제브라락을 뒤로하고 내려와서 13시경 점심이다. 오늘 점심은 감자구이와 토스트 한 조각이다. 점심 이후에는 햇볕이 내리쬐는 들판에서 한가한 시간을 즐기면서 롯지에서 마웬지봉 능선까지 올라갔다 내려오기로 맘먹고, 혼자서 개울을 건너 바위 들이 줄지어있는 능선 하나를 올랐다가 되돌아 내려왔는데도 시간이 많이 남는다. 


저녁 식사를 하기전 고소테스트기로 대원 모두들 측정이다. 일행 12명중 여자 1분과,젊은 분 1명이 수치가 낮아 걱정이다(50대 수치는 하산 권장 수치, 70대 수치는 거의 정상)


7월14일(화) 4일차 (호롬보산장 ~ 키보산장(4.700m)]

오늘도 새벽 일찍 일어난다. 호롬보산장 제일 위편과, 제일 아래편에 삼각 김밥 모양의 조그마한 건물이 있다. 여기도 롯지인지, 무엇하는 것인지를 보러간다. 안을 들여다보니, 화장실이다. 여기 앉아서 밑을 내려다보니, 솜털 같은 구름 사이로 지평선이 끝없이 바라보인다, 아마도 지구상에서 최고의 화장실로 꼽아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07시30분경 아침을 때우고 롯지 주위를 살펴보니, 다른 팀들이 정상에서 내려와 포터들에게 임금을 지불하고 있는 현장이 보여, 가까이 다가가 보니 이 나라 사람들은 의심이 많은지 모든 포터들을 줄 세워 놓고, 포터들 앞에서 하나, 하나 임금을 주거나, 아니면, 맡은 포터 팀별로 임금을 지불하고 있다.


08시30분 키보산장(해발 4700m)을 향해 출발한다. 화산재로 뒤덮인 늘다란 길을 따라 오름은 이어지고 1시간 여 지나니 KIBO SOUTH CIRCUT 표지판이 나오고. 개울을 하나 건너니 09시55분 라스트 워트 포인터(4.030m) 표지판과 의자가 있는 쉼터가 나온다, 여기서 잠시 휴식이다. 우측으로 마엔지봉을 바라보고, 가는 방향으로 우후르피크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공중에서 헬기가 착륙위치를 찾는 듯 선회를 한다. 우리한테 뭘 먹을거리라도 공수하나 싶어 선회하는 자리를 보니, 화장실 공사 현장이다. 현장에는 공사인부들이 사용하는 텐트 1동이 있고, 공사에 필요한 중장비는 하나도 보이질 않는다. 삽과 곡괭이로 땅을 파헤치고 있다. 아마도 화장실 공사 현장을 보러 온 듯하다.

헬기는 몇 바퀴 선회한 뒤 공중으로 치솟은뒤 남쪽 하늘로 멀리 사라진다. 키보산장을 향하여 계속진행이다. 올라가는 속도는 역시 뿔래 뿔래...저 멀리 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그 위로는 하얀 구름이 휘날리고 있는 킬리만자로의 선명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10시40분 해발 4120m 높이의 마웬지 리지 표지판을 통과한다. 바위에는 “13500”이라고 흰 페인트로 써 놓았다(아마도 높이를 피트로 써 놓은 것 같다),


12:06 좌측으로는 화장실 2칸이 허허 벌판에 있고, 우측으로 찬바람을 막아 줄 수 있는 바위들이 있다. 여기서 가지고 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여기도 까마귀 떼는 예외 없이 찾아 날아든다. 우리 곁 아주 가까운 바위위에 앉아 점심 먹고 있는 모습을 내려다본다. 차가운 도시락을 먹어서 그런지 약간 춥게 느껴져서 재빨리 점심을 마치고 출발이다. 이제부터는 주위에는 나무라곤 없고 돌과 풀밖에 없는 황량한 벌판인 모래사막이 이어진다. 


일행 모두 아무 말도 없이 산행은 계속 이어진다. 얼마 지나지 않아 1진, 2진, 3진, 4진으로 구분이 된다. 선두와 후미와의 차이는 500여m이상이나 생긴다. 후미 팀으로 오는 분들이 오늘 밤에 우후르피크를 오를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진행하는 있는 방향인 키보산장 쪽으로 구름이 많이 몰려오고 있다. 오늘 밤과 내일은 날씨가 좋기만을 맘속으로 빈다. 14시07분 드디어 키보산장(4.700m)에 도착이다.


모두들 키보산장의 모습이 반갑긴 하지만, 너무 지친 탓인지 웃음을 보일 여유는 없다. 예상했던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덕분에 밤 12시부터 시작될 마지막 산행을 위한 휴식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짐을 풀고 주위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담배 1개비도 꺼내 문다. 해는 지지 않았는데도 눈앞의 안개와 약간의 바람, 추위 탓인지 을씨년스럽기도 하다.


키보산장의 내부는 1층6침상, 2층 6침상, 1실 12침실로 되어있다.

오늘 밤 12시 정상등정을 위해서 모두들 휴식이다 침낭 안으로 들어가는 대원, 간식을 꺼내 먹는 대원 여러 부류다.


7월14일(화) 23시경 우후르피크(5.895m) 정상 등정을 위해 모두들 일어나라고 포터가 잠을 깨운다. 간단히 간식을 먹은 후 헤드랜턴을 착용하고, 롯지 앞에 집합이다. 일행 12명이 일렬종대로 선다, 선두는 칼멘 선임포터가 서고, 나머지 우리대원이 뒤 따른다. 23시40분 출발이다. 예정된 시간보다 20분 빠르다. 칠흑 같은 어둠속 길을 헤드랜턴에 의지한 채 경사면을 오르기 시작한다. 찬바람이 몰려온다. 등산로는 화산재와 암괴로 뒤섞여 있어, 오르기가 만만치를 않다, 오르기를 30여분 지나 후미의 랜턴 불빛이 보이지를 않고, 많이 뒤쳐지고 있어, 선임포터가 뿔래 뿔래(천천히)를 외친다. 기다렸다가 후미가 선두와 합류하면 진행이 되고 있어, 많이 더디다. 끝도 안 보이는 오름길은 계속이어지고, 7월 15일 ,01시28분 윌리암스 포인트 표지판을 만난다, 바람이 적게 부는 바위 옆을 찾아서 잠시 휴식이다. 후미는 얼마나 뒤쳐져 있는지 랜턴 불빛이 보이질 않는다. 뒤쳐진 후미는 오르던 길을 내려갔는지 알 수가 없는 상태다.  뒤쳐진 후미를 뒤로 한 채 오름길을 이어가니. 04시55분 길만스포이터(5.681m)표지판이 나온다. 표지판에는 환영한다는 글이 쓰여 있다.  동쪽에서는 여명이 비치고 06시24분 태양이 지평선위로 떠오른다. 장관이다. 이제 까지 본 일출 중 최고다. 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일출 장면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계속 눌러 되면서 감탄사를 연발한다.  새벽바람이 세차서 다운재킷을 꺼내 입는다.  앞으로 200여m만 더 오르면 정상이다. 힘이 들때면 정상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지금 내 친구들은 뭘 하고 있을까?. 자고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정상을 향해 오른다.

2009년7월15일(수)07시05분 드디어 우후르피크(5.895m)정상에 오른다. 정상 팻말에는 “축하합니다” “당신은 아프리카 최고봉 우후르피크 5.895m에 서 있습니다.”라고 씌어있다. 내가 이제까지 오른 봉우리 중 최고봉이다. 감격스럽다. 정상 팻말을 배경으로 대구등산학교 정규반 윤형곤 동기생이 준비해 준 펼침 막을 들고 증명사진 몇 장을 찍는다. 나는 더  정상에서 머물고 싶은 마음이 큰데도, 선임포터가 추위를 느끼는지 자꾸만 내려가자고 한다. 정상에서 서쪽으로 내려다보이는 빙하는 말 그대로 장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