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등한 단맛과 식감… “중국산보다 10배 비싸도 없어서 못 판다”
[아무튼, 주말] 딸기·샤인머스캣·감귤…
세계 시장 저격한 ‘K과일’
지난해에는 샤인머스캣 포도 한 송이(약 700g)가 78SD(약 7만5000원), 한라봉 감귤 1상자(3㎏)가 118SD(약 11만3000원), 백도 복숭아 1상자(1.2㎏)가 88SD(약 8만5000원)에 완판됐다. 요리사 출신으로 소굿케이를 운영하는 이영희(41) 대표는 “딸기는 미국산과 3~4배, 샤인머스캣은 중국산과 10배 이상도 가격 차이가 나지만, 맛·향·식감이 압도적으로 월등하기 때문에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했다.
드라마, 대중음악, 영화에 이어 과일이 한류 대표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른바 ‘K과일’이다. 꾸준히 증가해온 국산 과실류 수출액은 2021년 4억910만달러로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코로나 전인 2019년 3억5150만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주요 수출처인 중국의 봉쇄와 경기 침체를 감안하면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K과일을 견인하는 건 죽향·매향·설향 등 국내에서 개발된 신품종 딸기와 샤인머스캣 포도다. 딸기는 2000년대 초반까지 주로 일본 품종이었지만 2001년 매향에 이어 설향, 킹스베리 등 신품종 개발에 잇따라 성공했다. 당도가 높으면서 육질이 단단한 이들 딸기 품종은 한때 80%를 차지하던 일본 품종을 서서히 밀어냈다. 국산 딸기 품종 보급률은 2010년 61.1%로 처음 외국 품종을 역전한 이후 2021년 역대 최고치인 96.3%를 기록했다.
국내 시장 수복에 이어 수출에도 나섰다. 2020년 국산 딸기 수출액은 5374만7000달러로 2005년(440만6000달러)과 비교해 15년 새 무려 12배 증가했다. 특히 홍콩·싱가포르·베트남·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에서 인기다. 베트남에서는 높은 가격에도 ‘고급 프리미엄’ 이미지를 얻는 데 성공하면서 제사용이나 명절·기념일 선물용으로 자리 잡았고, 수입 딸기 시장을 사실상 100% 점유하고 있다.
국산 포도는 2004년 칠레를 시작으로 FTA 체결이 확대되면서 한때 위기를 맞았다. 정부와 농가에서는 프리미엄 포도 생산과 수출에 관심을 쏟았다. 그 결실이 샤인머스캣이다. 일본에서 1988년 인공 교배로 만들어진 청포도 품종인 샤인머스캣은 과육이 단단하고 식감이 아삭하면서 망고를 연상케 하는 달콤한 향기가 특징이다. 2006년 일본산 샤인머스캣을 들여와 한국형으로 개량하고 재배 기술을 표준화했다. 일본이 샤인머스캣에 대한 상표권을 등록하지 않아 가능했다. 샤인머스캣을 포함한 한국산 포도는 2021년에만 3120만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K과일 열풍은 동남아를 넘어 중동에서도 불 전망이다.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당시 아부다비에서 열린 딸기, 토망고(스테비아 토마토) 등 한국산 과일 시식 행사가 큰 인기를 끌었다. 현지 바이어들은 “UAE에서 팔리는 딸기보다 크고 달고 과육이 단단하다”고 호평했다. 특히 성인 검지 크기인 킹스베리는 “유전자 조작 식품이 틀림없다”고 의심받으며 화제가 됐다. 이 과일들의 높은 당도가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터키에는 ‘달콤함을 즐기는 것은 믿음의 증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동·이슬람권에서는 강렬한 단맛을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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