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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세 김형석 교수

빠꼼임 2024. 5. 10. 12:35

104세 교수가 말하는 늙지 않는 비법 2가지

  • 입력 2024.05.09 18:51
인생의 가장 좋은 나이는 60~75세!

아름다운 늙음을 위해서는 더 큰 과제가 있다. 아름다운 감정과 정서적 건강이다. 옷이나 얼굴보다 몇 배나 힘든 정신적 작업이다. 중요한 것은 노욕이다. 나이 들수록 욕심은 줄이고 지혜가 앞서야 한다. 그런데 지적 수준이 떨어지고 자제력이 약해지면 젊었을 때 채우지 못한 노욕에 빠지기 쉽다. 욕심쟁이 어린 시절로 돌아가기도 한다. 거기에 치매까지 겹치면 보기 싫은 늙은이가 된다. 손주와 싸우는 할아버지가 될 수도 있다.

내 주변에는 그런 늙은이들은 없다. 그런데 돈과 명예 때문에 노욕을 부리는 실수를 범할 가능성은 잠재되어 있다. 주로 다른 사람과 비교해 보거나 장년기에 갖지 못했던 욕망을 극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아름다운 늙음을 위해서는 욕심, 다시 말하면 소유욕을 버려야 한다. 지혜로운 늙은이는 그 욕망의 대상을 후배들에게 돌린다. 후배와 제자들을 칭찬해 주며 키워주는 선배가 되어야 한다. 

-김형석, '백 년의 지혜' 중

올해 104세가 된 김형석 명에교수, 21세기 북스 

 

대한민국 최고령 철학자이자 수필가인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책 《김형석, 백 년의 지혜》를 내놨다. 올해 104세를 맞은 그가 100년 넘게 살아오며 얻은 인생의 진리와 깨달음을 담은 책이다. 김 명예교수의 '진짜 인생'이 시작된 건 '퇴직 후'였다. 

그가 쓴 책 4권 중 3권이 퇴직 후 작품이다. 공부도 더 많이 했고, 글도 더 많이 썼으며 교단에도 더 자주 섰다. 그는 "늙는다는 건 성장이 끝났다는 것"이라며 "성장하는 동안에는 늙지 않는다"고 했다. "인생에서 제일 좋은 나이가 60~75세인데, 계란 노른자 나이다. 그때가 제일 행복했다"는 게 그의 말이다. 

늙지 않는 비법으로 그가 꼽은 건 두 가지. "공부를 계속하고, 일하라는 것"과 "감정을 젊게 가지라"는 것이다. 공부는 모든 영역에서 필요하다. 현재 정치가 난맥상인 것도 그 때문이다. 그는 플라톤의 저서 '국가'에 나오는 "지도자의 무지는 사회악"이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학창 시절 가장 공부를 안 한 세대인 운동권 586세대, 고시를 준비하느라 국제적 감각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문제라고 했다.

 

'김형석, 백 년의 지혜'는 세 가지 관점으로 삶에 대한 통찰을 제시한다. 첫째로 철학계 거목으로서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대중이 잊어버린 사랑과 자유, 평화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과 해답을 던져준다. 둘째로 교육자로서 다가올 미래를 위해 후손에게 전해줘야 할 정의는 무엇인지 다룬다. 마지막으로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의 산증인으로서 이념적 갈등으로 위태로운 한국인에게 다정하고 예리한 일침을 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