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의 100세 일기(선배들에게 세배를 드리고 싶다)
김형석의100세 일기선배들에게 세배를 드리고 싶다 [아무튼, 주말- 김형석의 100세 일기] 일러스트= 김영석 내가 어렸을 때는 설날에서 대보름까지는 연휴로 보내곤 했다. 지금 돌이켜 보아도 어려서 맞이하던 설날들이 가장 행복했던 것 같다. 설은 1년에 한 번 세뱃돈을 버는 날이었다. 돈을 줄 만한 집을 빼놓지 않고 찾아다니면 수입이 적지 않았다. 그 돈을 주머니에 넣어 꼭 쥐고 잠들곤 했다. 그 후에는 몇 십 년 동안 즐거운 설날은 별로 없었다. 돈도 생기지 않았다. 세배를 드리는 기회도 사라져갔다. 그러다가 30대 중반이 되면서 다시 한 번 세배를 드리는 기회가 찾아왔다. 연세대학에 부임했을 때였다. 신년이 되면 30대 후배 교수들이 모여 선배 교수댁을 찾아다니면서 세배했다. 백낙준, 정석해, 최현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