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3 3

남재희 추도사

[조용헌 살롱] 남재희 추도사  동양의 고전들을 공부하면서 도달한 지점은 ‘진리는 이중률(二重律)을 가지고 있다’는 결론이다. 주역의 핵심도 ‘음중양 양중음(陰中陽 陽中陰)’이다. 깨끗함 속에 더러움이 있고 더러움 속에 깨끗함이 있다. ‘겉바속촉’이 그것이다. 겉은 바삭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한 빵이다.불교도 그렇다. 내 공부방인 축령산의 청운서당(靑雲書堂) 서실에 걸어놓은 편액의 내용도 진공묘유(眞空妙有)다. 완벽한 진공상태에서도 뭔가 묘한 작용이 발생한다는 이야기이다. 깡통 차도 뭔가 먹을 것이 생긴다는 이치로 해석한다.동양학의 이런 이중률을 ‘강호’라고 하는 현실 세계에서 직접 몸으로 보여준 인물이 지난 15일 별세한 남재희다. 남재희의 일생은 이중률의 연속이었다. 진보인가 싶으면 보수였고, 보수인가..

자 료 2024.09.23

장기표를 보내며 정치권의 특권 의식을 다시 생각한다

[사설] 장기표를 보내며 정치권의 특권 의식을 다시 생각한다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존재였던 장기표씨가 22일 암으로 별세했다. 그는 평생 민주화운동을 했고 최근에는 국회의원 특권폐지운동을 전개했다. /조선일보DB민주화 운동가인 장기표씨가 22일 별세했다. 서울대 법대 학생회장 때 전태일의 분신을 접한 장씨는 이후 노동운동과 진보 정당 운동을 했다. 민청학련 사건,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 민중당 사건 등으로 9년 동안 감옥에 있었고, 12년 동안 수배 생활을 했다. 그러나 장씨는 민주화 보상금을 신청하지 않았다.그는 “받으면 안 되는 돈이라 안 받은 것”이라고 했다. “농사짓는 사람,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국가 발전에 기여했다. 그런데 민주화 운동을 했다고 특별히 보상금을 따로 받는 건 파렴치한 짓”이..

자 료 2024.09.23

장기표 별세

장기표 별세... 젊어선 독재에 맞서, 나이 들어선 특권에 맞서 싸웠다 1972년 ‘서울대생 내란 음모 사건’으로 구속된 장기표가 구형 공판을 받는 모습(왼쪽사진). 장기표는 1970~90년대 주요 시국 사건에 관계된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었다. 오른쪽 사진은 특권폐지국민운동본부 회원들이 지난 5월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국회의원 특권폐지를 촉구하며 인간띠로 국회를 에워싸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모습. 장기표는 특권폐지당을 창당해 지난 4월 총선에 도전했지만 원내 진입에는 실패했다. /조선일보DB·뉴스1두 달 전 보리굴비 곁들인 소찬이 그와의 마지막 식사였다. 담낭암 4기.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으니, 가족과 함께 손잡고 다 같이 우시라”는 선고를 받고도, 장기표는 밥 먹는 내내..

자 료 2024.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