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 30

안경 국가

[만물상] 안경 국가 일러스트=김성규영국 이코노미스트지(誌)는 지난 6월 중국이 어린이 근시(近視) 줄이기에 고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2018년 “학생들의 근시 유병률이 높아지고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국가와 민족의 미래에 큰 문제”라며 대응을 지시했다. 이후 중국은 초·중학교의 숙제와 시험 부담을 줄이며 근시를 줄이려 애쓰고 있다. 하지만 중국 학부모들의 교육열을 막기엔 역부족이라고 한다.▶동아시아의 근시 급증은 안과학계의 주요 연구 대상이다. 2015년 네이처지(誌)는 “한국 19세 남성의 96.5%가 근시”라며 놀라워했다. 우리 스스로도 놀랄 일이다. 1960년대엔 ‘유전’을 근시의 원인으로 봤고, 관련 유전자도 규명됐다. 그러나 유전적 원인만으로는 1950년대 인구의 10~20..

자 료 06:16:27

한국이 사망률 세계 1위 '담도암'

한국이 사망률 세계 1위 '담도암'...증상과 예방법은?조선일보 의학 전문 유튜브 콘텐츠 ‘이러면 낫는다’가 24일 소리 없이 찾아오는 복병암 시리즈 6탄으로 생소하지만 의외로 많이 발생하는 ‘담도암’ 편을 공개했다. 천재경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출연해 담도암의 증상과 예방법 등에 대해 소개했다.식사를 한 뒤 지방을 소화시키는 소화액의 일종이 담즙이다.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져 담도로 이동, 담낭에 저장됐다가 십이지장으로 분비된다. 담도암은 크게 간내 담도암과 간외 담도암, 담낭암으로 나뉜다. 한국 담도암 발생률은 세계 2위, 사망률은 1위에 달한다. 천 교수는 “민물회나 천엽 등에 있는 간흡충에 감염되며 간에 장기적인 염증이 생기고, 이것이 암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며 “이보다도 인종적인 요인이 크..

자 료 2024.09.25

스테로이드

[만물상] 양날의 칼, 스테로이드 미군 정보국은 1942년 독일이 최대 쇠고기 수출국인 아르헨티나에서 소의 부신(副腎)을 대량 수입한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미군은 독일 조종사들이 고공에서도 저산소증을 겪지 않고 탁월한 전투 능력을 보이는 것과 관련 있을 것으로 의심했다. 소의 부신을 구하지 못한 미국은 서둘러 부신피질 호르몬을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했지만 2차 대전이 끝났다. 독일 조종사들이 실제로 이 호르몬을 썼는지 여부도 밝혀지지 않았다.일러스트=이철원▶이 합성물 개발자는 1948년 부신피질 호르몬이 부족한 환자와 관절염 환자의 피로 증상이 비슷하다고 보고 29세 관절염 환자에게 이 물질을 주사해 보았다. 그러자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어떤 치료제도 효과가 없었는데 환자가 사흘 만에 휠체어에서 일어..

자 료 2024.09.25

입 건강이 당신의 수명을 결정한다

입 건강이 당신의 수명을 결정한다 [글쓰는 닥터] 최근 구강 기능 저하증, 일명 ‘구강 노쇠’가 노년기 건강에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씹고, 삼키고, 말하는 기능이 복합적으로 떨어지는 이 증상은 전신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구강 노쇠는 단순히 입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만이 아니라, 영양 불균형, 사회적 고립, 만성질환 악화 등 다양한 문제를 초래한다./조선일보 유튜브 '글쓰는 닥터'.구강 기능 저하가 시작되면, 딱딱한 음식을 먹기 어려워지고 사레가 자주 들리며, 입이 마르는 증상들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은 노년기 근감소증과 신체 허약으로 이어지며, 더 나아가 치매 발생률도 높아진다. 구강 기능은 단순히 먹고 말하는 것뿐 아니라, 전신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작용한다..

자 료 2024.09.24

추분

[윤희영의 News English] 하룻밤 새 가을 데려온 추분 일러스트=최정진춘분은 봄의 첫날, 추분은 가을의 첫날로 친다. 춘분은 spring(vernal) equinox, 추분은 autumnal(autumn/fall) equinox라고 한다. 여기서 equinox는 낮·밤의 길이가 같다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equi는 equal, nox는 night를 의미한다. 밤·낮 길이가 각각 가장 긴 동지(冬至· winter solstice)와 하지(夏至· summer solstice)의 중간이다.올해 추분은 그저께(the day before yesterday) 9월 22일로, 폭염·열대야 기록 경신을 잠재우고(put an end to the record-breaking heat wave and ..

자 료 2024.09.24

남재희 추도사

[조용헌 살롱] 남재희 추도사  동양의 고전들을 공부하면서 도달한 지점은 ‘진리는 이중률(二重律)을 가지고 있다’는 결론이다. 주역의 핵심도 ‘음중양 양중음(陰中陽 陽中陰)’이다. 깨끗함 속에 더러움이 있고 더러움 속에 깨끗함이 있다. ‘겉바속촉’이 그것이다. 겉은 바삭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한 빵이다.불교도 그렇다. 내 공부방인 축령산의 청운서당(靑雲書堂) 서실에 걸어놓은 편액의 내용도 진공묘유(眞空妙有)다. 완벽한 진공상태에서도 뭔가 묘한 작용이 발생한다는 이야기이다. 깡통 차도 뭔가 먹을 것이 생긴다는 이치로 해석한다.동양학의 이런 이중률을 ‘강호’라고 하는 현실 세계에서 직접 몸으로 보여준 인물이 지난 15일 별세한 남재희다. 남재희의 일생은 이중률의 연속이었다. 진보인가 싶으면 보수였고, 보수인가..

자 료 2024.09.23

장기표를 보내며 정치권의 특권 의식을 다시 생각한다

[사설] 장기표를 보내며 정치권의 특권 의식을 다시 생각한다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존재였던 장기표씨가 22일 암으로 별세했다. 그는 평생 민주화운동을 했고 최근에는 국회의원 특권폐지운동을 전개했다. /조선일보DB민주화 운동가인 장기표씨가 22일 별세했다. 서울대 법대 학생회장 때 전태일의 분신을 접한 장씨는 이후 노동운동과 진보 정당 운동을 했다. 민청학련 사건,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 민중당 사건 등으로 9년 동안 감옥에 있었고, 12년 동안 수배 생활을 했다. 그러나 장씨는 민주화 보상금을 신청하지 않았다.그는 “받으면 안 되는 돈이라 안 받은 것”이라고 했다. “농사짓는 사람,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국가 발전에 기여했다. 그런데 민주화 운동을 했다고 특별히 보상금을 따로 받는 건 파렴치한 짓”이..

자 료 2024.09.23

장기표 별세

장기표 별세... 젊어선 독재에 맞서, 나이 들어선 특권에 맞서 싸웠다 1972년 ‘서울대생 내란 음모 사건’으로 구속된 장기표가 구형 공판을 받는 모습(왼쪽사진). 장기표는 1970~90년대 주요 시국 사건에 관계된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었다. 오른쪽 사진은 특권폐지국민운동본부 회원들이 지난 5월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국회의원 특권폐지를 촉구하며 인간띠로 국회를 에워싸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모습. 장기표는 특권폐지당을 창당해 지난 4월 총선에 도전했지만 원내 진입에는 실패했다. /조선일보DB·뉴스1두 달 전 보리굴비 곁들인 소찬이 그와의 마지막 식사였다. 담낭암 4기.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으니, 가족과 함께 손잡고 다 같이 우시라”는 선고를 받고도, 장기표는 밥 먹는 내내..

자 료 2024.09.23

국회의원

제헌의원들은 비서 없이 사무관 월급에 버스 출퇴근했는데, 지금 국회는? [송의달 LIVE]김진현 前 과학기술처 장관 인터뷰그가 보는 과거·현재·미래의 대한민국송의달 서울시립대 초빙교수 “지금 우리에게는 단군신화의 ‘얼’만 있고 ‘대한민국’의 얼과 혼(魂)이 없다. 국가공동체에 진정으로 헌신하는 리더십이 절실하다.”·“제헌의원들은 비서도, 승용차도 없이 버스나 전차를 타고 출퇴근했다. 지도층이 ‘선진국 겉멋’을 버리고 순수한 애국심, 공인의식을 회복해야 한다.”경석(景石) 김진현 선생이 2024년 7월 31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간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협성문화재단를 최근 발간한 경석(景石) 김진현(金鎭炫·88) 선생의 호소이다. 언론인(동아일보 논설주간)·장관·대학총장·이사장 등..

자 료 2024.09.22

바보 장기표'의 눈물

[김윤덕 칼럼] '바보 장기표'의 눈물말기癌 선고받은 팔순 투사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일상화된 '갈등공화국'에마지막 충언 쏟아내"군부독재와 싸울 때도이렇게 무기력하지 않아정치가 도덕성과 인간성회복 못 하면 나라 망해"김윤덕 기자 3년 전 조선일보와 인터뷰할 당시의 장기표 조무하 부부. "기자를 만나야 한다는데 여름 옷이 없어 오랜만에 원피스를 한 벌 사 입었다"며 수줍게 웃는 아내를 장기표가 따뜻한 눈길로 바라봤다. 대학 시절 민주화 운동을 하다 만난 두 사람은 평생의 동지이자 반려였다. /조선일보 DB병문안을 가겠다고 하자 장기표는 프레스센터 지하의 보리굴비집에서 만나자고 했다. 말기암 진단을 받았지만 아직 걸을 힘은 있다고 했다. 그는 아내와 함께 나왔다. 아내 조무하는 천하의 장기표를 ‘바보’라 부..

자 료 2024.09.22